Wednesday, May 6, 2015

Day 1 (Brussel - Budapest - Pex)

May 3rd, 2015

처음으로 와보는 유럽! 외국에 있는게 하루 이틀은 아니지만 기대했던 여행이니만큼 단순히 사진만 올리는게 아니라 이것 저것 내 생각이나 느낌같은거 글로도 남기고 싶어서 블로그를 시작해본다. 극심한 지구력 부족으로 솔직히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ㅎ;


토론토에 있어서 그런지 여유롭게 혜슬이와 마지막 룸메 만찬 야마토를 먹고 있는데 폰에 '제때 공항에 도착하려면 지금 출발하셔야 합니다.' 라고 뜨는게 아닌가. 메일 주소를 폰하고 연동해놔서 그런 것 같은데 순간 영화 Her 느낌 났다. (솔직히 고마웠음; 안그랬으면 후식으로 젤라또도 먹었을 터.)

그 때 부터 똥줄이 타기 시작하는데 블루어는 내셔널 떨데이 퍼레이드한다고 길 막아놓고 도로위에 차들은 아우디고 페라리고 내 두발로 걷는게 더 빨라보이고. 우버 부르려 했으나 어쩔 수 없이 플랜 B로 TTC 선택. 짐 꾹꾹 눌러 담아서 23kg (이라 쓰고 체감 무게 50kg라 쓴다)짜리 여행가방을 정신없이 끌고 가까스로 1분 남겨놓고 Lugguage check in 해냈다. 정말 다리가 후들거렸다. 내가 마지막이었는데 얄짤없이 마지막 1분 지나니까 자르더라는. 나보고 왜이렇게 늦게 왔냐고 승무원 아찌가 혼냈다ㅠㅠ

이제 여유롭게 홍홍 면세점 돌아다니며 향수도 뿌려보고 스벅도 마시고 하는데 공항 방송으로 "Ui Young Kim to Gate !#*" 하며 내 이름을 부르는게 아닌가;;; 또 달려갔더니 나 혼냈던 아찌가 또 너냐며, 커피 마실 시간이 있냐며 또 혼냈다ㅠ.ㅠ 분명 줄 꽉 차 있어서 그 잠시동안 커피 주문하러 간건데.. 죄송합니다..

브뤼셀 7시간 반 경유라 브뤼셀 시티를 간단히 둘러볼 예정이어서 비행기에서 휴식이 정말 필요했는데 영화 재밌는게 너무 많아서 한 숨도 못잤다;
 

이거 찍는데 내 모습이 심각하게 관광객 같았다.

공항 도착 후 지하 1층에 있는 트레인 타고 Brussel Centrale로 향해서 그 때부터 그랑플라스 구경!



길치인 내가 제대로 찾아왔다는 성취감에 그랑플라스 발견하자마자 자동 웃음 발사.





이 골목을 꺾으면




짜쟌-




위의 건물을 자세히 보면 이렇다.


 

 

셀카봉 처음 써보는데 혼자 포즈 취하고 있기 부끄러워서 아무렇지 않은척 동영상 찍고 나중에 캡쳐떴다.



내 볼살은 유럽에서도 위용을 떨치는 듯ㅋ
 
 
골목을 꺾자 바로 보이는 탁 트인 광장에 저절로 '아,' 하고 잠시 저절로 멈추게 됐다. 비록 한 쪽 면은 공사중이였긴 했지만 각 건물마다 조금 다른 모습들이 또 그 대로 어울려지는 모습에 난 시간이 많았으니 그렇게 하나 하나 찬찬히 뜯어보면서 단순히 '넓은 광장'이 아닌 그 이상의 메세지를 담고 있다는 걸 느꼈다.

 

그 이외에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는데 슬슬 배가 고파져서 벨기에 와플 2유로에 사먹었다.
 
 
난 싸게 사먹은 줄 알고 좋아했는데 더 돌아다니니 1유로 짜리도 있더라ㅠㅠ 그나저나 벨기에 와플은 정말 신세계;;; 맛이.. 진짜 있다.. 위에 메이플 시럽이랑 버터 슉슉 발라서 먹던 그 와플이 아니다.. 오리지널의 맛을 느끼고 싶어서 휘핑크림 같은 토핑 추가 안하고 단순히 슈가 파우더만 뿌렸는데도 너무 달지도 않게 그렇다고 심심하지도 않게 딱 적당히 달콤한 반죽을 갓 구어내서 안은 쫀득쫀득한 느낌에 겉은 약간 바삭거리는 따끈따끈함에.. 생각하니 또 먹고 싶당ㅠㅠ

또 유명하다던 맥주랑 Moussle (Mussel)도 먹고 싶었는데 혼자가서 Fail. 너무 일찍가서 레스토랑문 안열어서 Fail. 그리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비행기 안놓쳐야 되니까 낮술 안됨 Fail.



초콜렛으로 유명한 벨기에 인만큼 거리를 걷다보면 이런저런 초콜렛 가게들이 참 많았다.










머랭으로 만든 것 같은데 예쁜 비쥬얼에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과다한 당섭취에 의한 두통으로 포기.


솔직히 나중에 가니 20시간 이상 깨어있던 거라 몸이 너무 피곤해서 몽롱몽롱 해질 때쯤 Leonidas에 들어가서 초콜렛 구경하다가 "가장 유명한 거 하나 주세요" 해서 정말 딱 하나만 시켜서 먹었다. Manon Cafe.
 


벨기에 초콜렛이 유명하고 맛있다고 해도 그냥 초콜렛이 초콜렛이지 별거 뭐 있........ 었다.

이미 와플을 먹은 상태여서 단거를 엄청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닌 나는 이미 머리가 띵하니 느글느글 해진 상태였는데 그걸 다 잊게 해줄만큼 너무. 맛.있.었.다.

특히 안이 creamy하고 단맛이 강하지 않았는데 초콜렛 풍미가 살아서 그런지 달콤한 생각이 들고 마지막 아몬드 touch까지 완벽했다ㅠㅠ 이 맛있는 걸 나 혼자 먹고 있으려니 가족들 생각이 많이 나서 한 바구니 사서 밴쿠버로 보내주고 싶었다.






기념품점 가서 이것저것 구경도 하고 좀 더 먼 곳까지 걸어가서 관광객이 아닌 진짜 벨기에 사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도 보고 골목 여기저기 쑤시고 다니다가 길 잃을까봐 무서워서 다시 나오고. 발이 점점 아파오고 피곤해서 좀비가 되가는 느낌에 그냥 공항 가야겠다, 하다가,
 

오줌싸개 동상이랑 세르클라스 동상만 보고 가자! 로 합의 했는데 결국 오줌싸개 동상은 못찾고 세르클라스 동상에 소원빌고 왔다.
 
소원 동상이니만큼 서로 만지려고 성화다.




 옛날에는 소원을 비는 상황이 오면 기계적으로 '우리 가족 모두건강하게 해주시고 저 공부 잘하게 해주세요.'라고 빌고는 했는데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해지고 싶어서 관광객 몇 무리가 지나갈때까지 내가 정말 원하는 소원이 뭘까, 하며 동상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고심했다.

그리곤 머리부터 매끈한 허리라인(ㅋ) 까지 타고 발로 내려가도록 만지면서 진심을 담은 소원을 빌었다. 이뤄질까. 과연과연과연.



브뤼셀 안뇽

 

왔던 길 그대로 와서 공항 도착!

면세점에서 갖고 싶었던 화장품 득템도 하고 (이게 유로로 환전을 해놔서 개념이 없다. 65유로는 절대 65불이 아닌데 말이야. 6만 5천원도 아니고. 하...) 향수에 또 취하고.....ㅋㅋ



공항에서 초콜렛 몇개 더 샀다. Neuhaus의 Tentation, Seduction, Bonbon14, Cornet Dore.
.
그리고 너무 피곤해서 일부러 보딩 일찍하고 렌즈 빼고 미리 안전밸트 매고 수면안대끼고 떡실신했다. 얼마 안 잔것 같은데 안전밸트 매달라는 소리가 들렸다. 아 벌써 도착한건가? 내가 피곤하긴 했나보군. 잠잘때 1분은 실제의 3시간 인가봥. 인터스텔랑. 하고 다시 안경 벗고 렌즈꼈는데 사실 출발도 안한거였음ㅠ 별 생각 안하고 다시 실신했다.


 

부다페스트 공항 도착!

Baggage Claim 하는 곳에서 좀 기다리다가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사람들은 다 빠지고 내 여행가방은 없..었..다.. "아마 내일 비행기로 들어올것 같으니까 니 주소 쓰고가, 부쳐줄게." 하는데 너무 태연해서 곧 닥칠 나의 거지꼴을 예상하지 못했다.

 

 

부다페스트에서 대학교를 다니는 Onik이 친절히 나를 데리러 와줬고 우린 폭풍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겨우 기차역에 도착했다. 그나저나 버스 티켓은 있었는데 그 뭐 찍는거 안했다고 8000포린트 벌금 냄ㅠㅠ 아놔 몰랐는데;; 버스 드라이버가 그냥 가라고 했는데;; 검표원 아찌 얄짤 없어서 무서웠음ㅠㅠ

내가 도착한 날이 일요일인데 헝가리는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갖으라고 일요일에는 모든 상점과 음식점을 열지 못하게 법으로 정해져있다 했다. 그래서 진짜 가족들이랑 시간 많이 보내? 라고 물어보니 "아니ㅡㅡㅋ 걍 각자 방에서 할거 하는거지ㅡㅡㅋ" 라고 쿨하게 대답함ㅋㅋㅋㅋㅋ

그래서 헝가리까지 와서 저녁으로 버거킹을 먹을까, 맥도날드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케밥 머금ㅎ

그리고 오니크와 빠이빠이 하고 3시간 정도 기차를 타고 페치 도착! 가방 끌어안고 나도 모르게 입벌리고 자고 있더라ㅎ...;; 나 마주보고 앉아있던 남성 분 죄송합니다;

도착하니 11시가 다됐다. 꼬박 하루를 이동하는데 썼다. 탈진 느낌 제대로ㅋ

친절한 피터가 페치역에 마중나와서 이것저것 얘기하면서 내 숙소로 가는데 벌써 이 도시를 사랑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올빼미 소리가 들리고 숨을 들이쉬면 비 온 뒤여서 그런지 숲의 향기가 듬뿍 느껴진다. 억지로 붙어있는 것 같은 토론토 한복판의 공원이나 나무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유럽풍의 건물들은 높진 않지만 옹기종기 붙어있고 사람들은 무리지어 농담을 하며 걸어다닌다. 롤러브레이드를 타고 있는 내 도우미 친구는 내 서툰 헝가리어어에 웃어주고.

와이파이가 잘 통하지 않는 내 방이지만 만족한다 충분히 :)




아 근데 바닥이 더러운건 좀 함정.

여행가방도 없는 빈털털이인데 혹시 쓰레기 봉투를 못찾을까봐 (멀미로 토 나올까봐^^) 비닐봉지 몇개 챙긴게 신의 한수였다.


의영킴 S/S 컬렉션 '씨쓰루 슈슈'

꿀잠 자겠다. 내일 아침 출근인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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